제목을 이렇게 잡고 보니 무척 거창한 것 같은 느낌이 든다.

그러나 물음은 아주 간단한 한마디다.

“너희는 그 때 어디서 무엇을 하였느냐?”

제일 먼저 “그 때”에 대한 인식이다. 그것은 두 말 할 것 없이 역사 현실 인식이다.

오늘 우리 한 민족의 역사현실로 말한다 하면 그것은 바로 저 아픔의 족쇄이며 저주스러운 형극인 “조국 분단 상황”이다.

먼저 이 분단 상황에 대한 철저한 인식 없이 아무리 많은 일을 했다 해도 역사의 심판을 면하기 어렵다.

“그 때”에 대한 물음 다음에 “어디서” 라는 물음은 내가 발을 붙이고 살고 있는 삶의 현장 곧 현실 세계를 말한다.

 우리는 세계 속에 있고, 그 세계는 나와 이웃과 이웃에 속한 모든 것들과 관계되어 있는 하나로 뭉뚱그려진 총체적 현실이다. 이 “어디서”라는 삶의 현장의식은 우리가 조국에 있든 해외에 있든 우리가 있는 그 자리에서 조국의 분단 상황 현실과 무관하지 않다는 것을 일깨워준다.

“어디서“라는 말 다음의 ”무엇을 하였느냐?“는 물음이 연결되는 것은 바로 우리에게 삶의 현장과 그 안의 현실세계를 변혁시켜야 할 실천적 행동을 묻는 것이다.

그래서 역사의 물음을 다시 고쳐 말하면 ”너희가 어디에 살고 있든 그 때 조국의 분단 현실을 극복하고 평화와 통일을 위해서 온 몸으로 뛰었느냐?“를 묻는 것이다.

한민족의 한 사람이라면 이 역사의 물음 앞에서 그것을 피해 갈 사람이 아무도 없다는 것을 명심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