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방울의 물에도

천지의 은혜가 스며있고

한 톨의 곡식에도

만인의 노고가 담겨 있습니다.

정성이 깃든 이 음식으로

몸과 마음을 바로 하고

청정(淸淨)하게 살겠습니다.

남도 강진과 광주에 있는 남녁교회의 밥상 기도문입니다. 밥을 먹을 때마다 밥이 자기에게 "너는 나를 먹을 자격이 있느냐?"고 묻는다던 고 정만수 할아버지의 말씀이 생각납니다.

50여 년 동안 고려대학교에서 이발을 하시던 이발사 정만수 할아버지, 가난한 학생들은 무료로 머리를 깎아 주고, 장학금을 주어 도우시기도 하셨답니다.

 김교신 선생의 잡지 “성서조선” 사건 때 연루되어 옥고를 치르신 분입니다. 고려대학교에서 평생 이발하여 땀으로 모은 재산을 몽땅 털어 천안근교에 일만 오천 평을 사는 데 내놓았답니다. 이 땅이 바로 함석헌 선생의 씨알농장입니다.

 고려대학교에 압력이 들어가서 학교당국이 부득이 이 분을 해고하자, 생계마저 막연한 중에 아들의 간곡한 설득으로 미국에 오시게 되었습니다.

 당신은 이 밥의 질문에 대답하기 위하여 미국에서 빈 음료수통을 주어모아 얻은 돈을 민족통일운동에 바치기로 결심하시고, 중풍으로 힘겨운 몸을 이끌고 빈 통을 수집하여 팔아 받은 돈을 들고 나성에 있는 민족학교에 가져오신다 합니다.

 생전에 1989년 백두산에 올라 임수경 학생과 함께 국제평화대행진에 참여하시던 모습은 눈물겹기만 합니다. 김지하 시인은 하늘에 있는 별들을 혼자 못 가지듯이 밥은 나누어 먹는 것이라 했습니다.

 북한에 식량이나 먹을거리를 보내는 운동은 밥을 먹을 수 있는 자격을 얻기 위해서도 반드시 이루어져야할 일인 줄 믿습니다.

최 종 수(목사, 야생버섯연구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