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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시설 현대화, 수재교육 강화
글쓴이 :      날짜 : 10-03-17 17:01     조회 : 1806    
[90호]  민족21
 

   
▲ ⓒ민족21
김정숙탁아소 리현주 소장
“아이들을 키워내는 사업이 내 적성에 맞아”
지난 6월 25일 10시 평양시 모란봉구역 안상택거리에 자리잡고 있는 김정숙탁아소를 찾았다. 탁아소 입구에서 리현주(57) 소장이 일행을 맞아 주었다. 건물 안으로 들어가자 사방 10m 폭으로 된 중앙 현관홀이 나왔다. 리 소장이 먼저 탁아소의 연혁에 대해 설명했다.

“우리 김정숙탁아소는 해방된 조국에서 여성들이 사회에 적극 진출하는 조건에서 어린이들을 나라에 맡아 키울 데 대한 김일성 수령님의 원대한 구상을 받드시고 항일의 여성영웅이신 김정숙 어머님의 직접 발기에 의해 우리나라에 처음으로 세워진 탁아소입니다.”
가장 먼저 문을 연 탁아소

이 탁아소의 전신은 1948년 2월 15일에 문을 연 ‘3·8탁아소’다. ‘3·8’이란 명칭은 3월 8일이 국제부녀절이기 때문이다. 탁아소가 처음 문을 여는 날 김정숙은 “항일혁명투쟁시기에 여투사들이 많았는데, 그들은 남의 집 문 앞에 아이들을 놓아두고 혁명의 길에 나섰다. 그러나 이제는 국가탁아소가 일떠섰으니 우리 미래들을 훌륭히 키울 수 있게 되었다”라는 취지의 연설을 했다고 한다. 북 당국이 일찍부터 어린이 보육에 관심을 기울였음을 엿볼 수 있다.

3·8탁아소는 1988년 4월 새로 증축한 후 ‘김정숙’의 이름을 따 지금의 명칭으로 바뀌었다. 북의 탁아소는 일탁아소(아침에 맡겼다가 저녁에 데려가는 형태), 주탁아소(월요일에 맡겼다가 토요일에 데려가는 형태), 월탁아소(한달 간 맡겨두는 형태)로 구분되며, 각각의 일과표에 따라 운영된다. 북의 탁아소는 동(洞)을 기본으로 기관, 기업소들과 농촌에서 작업반마다 설치되어 있다.

김정숙탁아소는 주탁아소로 평양시의 모란봉구역, 대성구역, 서성구역에 거주하는 직업여성들이 아이를 맡긴다. 평양시에는 몇 개 구역을 묶어 지구 단위로 주탁아소가 설치돼 있다.
리 소장의 말에 따르면 김정숙탁아소는 4개 동으로 되어 있는데, 총 부지면적은 6800여㎡, 건물의 연건평은 7646㎡이며, 한 해에 500여 명의 어린이들을 받아 보육교양한다고 한다. 탁아소 운영비용은 국가와 사회단체에서 부담토록 헌법에 명시하고 있다.

3∼4살 어린이들의 지능개발을 위한 활동에 역점을 두고 있는 이곳은 아이들의 교양실, 놀이시설, 음악실, 강의실, 무용실 등 다양한 시설이 있다. 통상 아동연령에 따라 탁아소는 젖먹이반(1개월∼6개월), 젖떼기반(7개월∼18개월), 교양반(19개월∼36개월), 유치원 준비반(37개월∼48개월)으로 구성되어 있다. 김정숙탁아소는 2년 6개월부터 4살까지의 어린이를 받는다고 한다.

▶이 탁아소에는 주로 어떤 사람들이 아이들을 맡깁니까?
“모란봉구역, 대성구역, 서성구역 등에 거주하는 근로여성들의 어린이들, 특히 출장이 잦은 여성기자, 예술인, 교원, 의사 등의 어린이들을 매주 월요일에 맡고 토요일에 돌리는 것을 기본으로 하나 필요에 따라 몇 주일 또는 몇 달씩 되는 장기출장 전 기간에 맡아 키웁니다.”

▶20년 넘게 소장직을 맡고 계신데 보육사업을 하게된 특별한 계기가 있었나요?
“김철주사범대학을 나온 후 보육원학교 교원으로 일하게 됐는데, 보육원에서 가르치다 아이들과도 인연을 맺게 됐지요. 아이들을 키워내는 사업이 내 적성에 맞는 것 같습니다.”

   
▲ ⓒ민족21

20년 넘게 탁아소 사업

▶탁아소에 아이들을 돌보는 보육원은 어떻게 양성됩니까?
“탁아소 보육원들은 통상 평양과 각 도에 있는 보육원학교에서 1년 동안 교육을 받고 배치됩니다. 보육원이 된 후에도 3년마다 재교육을 받게 되지요. 보육원 교육과정에서는 보육학, 위생학, 영양학, 생리학, 아동심리학을 비롯한 보육교양에 필요한 전문지식을 익힙니다.”

▶탁아소 아이들이 아직 철이 없기 때문에 말을 잘 듣지 않는 아이들도 있을 것 같은데요?
“간혹 그런 아이들이 있습니다. 그런 아이들은 잘하는 행동에 대해 칭찬을 해서 교양을 주는 방법을 쓰거나 잘못된 행동에 대해 비판을 주는 방법을 병행하지요.”

▶아이들을 돌보는 사업에서 가장 역점을 두고 있는 것은 무엇입니까?
“아이들의 지능개발과 영양관리에 힘을 넣고 있습니다. 민속놀이 등을 통해 우리 것의 소중함을 알려주고 장려하고 있으며, 관습·예절 교육에도 신경을 쓰고 있습니다.”

▶아이들의 지능개발을 위해서는 어떤 교육방법을 쓰는지요?
“가서 직접 봅시다. (지능놀이실에 들어서서) 보시다시피 여러 명의 아이들이 다양한 놀이감을 가지고 쪽그림맞추기, 소리듣고 알아맞히기, 만져보고 알아맞히기, 셈세기 등 여러 가지 지능놀이를 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놀이를 통해 사물현상에 대한 아이들의 지능을 계발시키고 사고력과 관찰력을 키워주고 있습니다.”

▶그러면 아이들의 영양·건강관리는 어떻게 합니까?
“우리 탁아소에서는 하루 세 끼 식사 외에 오전과 오후에 새참시간을 정하고 빵과 우유, 사탕, 과자, 과일을 공급합니다. 또한 매 끼마다 과학적인 식사차림표를 만들고 매일 한 끼는 특식으로 국수, 떡, 꽈배기, 비빔밥, 고기완자국을 비롯한 여러 가지 음식을 해먹임으로써 가정에서보다 더 잘, 더 다양하게, 더 맛있게 영양을 섭취하도록 노력하고 있지요. 그리고 매달 어린이들의 키와 체중을 계측하는 사업을 정상화하고 있으며, 어린이들에 대한 건강검진사업을 주기적으로 진행해 아이들이 걸릴 수 있는 병들에 대한 예방대책을 철저히 세워나가고 있습니다. 우리 탁아소에는 5명의 전담의사가 소속돼 있습니다.”

리 소장과 이야기를 나누며 교양실, 공연실 등을 둘러보고 4층에 이르자 어린이들이 ‘통신원놀이’를 하고 있었다.

   
▲ 아이들이 김정숙탁아소의 지능놀이실에서 교재를 가지고 다양한 놀이를 하고 있다. ⓒ민족21

보육원의 피아노 소리에 맞춰 어린이들이 “통신원어머니가 기쁜 소식 날라 왔어요”라고 합창한 후 통신원 가방을 멘 어린이가 앉아있는 여러 명의 어린이들 중 한 어린이 앞에 가서 “계십니까? 편지가 왔습니다”라고 말하며 편지를 주었다. 그러면서 편지를 받는 어린이에게 “어디서 사십니까”라고 물으니 그 어린이가 자기집 주소와 어머니의 이름을 또박또박 이야기했다. 편지를 받은 어린이가 “고맙습니다”라고 인사를 하자 통신원 가방을 멘 어린이는 “안녕히 계십시오”라고 답례를 하고 자기 자리에 가서 앉았다.

리 소장은 “우리 탁아소에서는 지금 보신 ‘통신원놀이’와 같은 가정생활이나 일상 사회생활을 반영한 각종 놀이들을 통해 어린이들이 어려서부터 예절과 도덕을 잘 지킬 줄 아는 착한 어린이가 되도록 보육교양하고 있습니다”라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들린 곳은 악기실. 의자에 앉자 색동옷을 입은 여러 명의 어린이들이 각종 악기로 연주를 했다. 노래 실력이나 아이들의 악기 다루는 솜씨가 제법이다.

“우리 탁아소에서는 예술재능이 있는 어린이에게 여러 가지 악기를 배워 주어 독주, 기악중주를 비롯한 다채로운 공연들을 많이 하여 탁아소를 찾은 국내 손님들은 물론 남쪽, 해외동포들과 외국인들을 기쁘게 해주고 있습니다.”



   
▲ ⓒ민족21
청산리협동농장 유치원

교양과 예체능 교육 병행
6월 25일 오후 2시에는 평안남도 강서군에 있는 청산리협동농장을 찾아 농장을 둘러보고 마지막으로 농장 안에 있는 유치원을 방문했다. 북의 각 협동농장에는 탁아소, 유치원, 소학교, 중학교가 갖춰져 있다. 유치원은 낮은반 1년, 높은반 1년으로 2년과정이다. 윤춘화 협동농장 관리위원장의 안내로 유치원 높은1반 교실에 들어서자 아이들이 교양원의 지도로 국어책을 읽고 있었다.

▶이 협동농장에는 몇 명이 유치원에 다니고 있습니까?
“170명 정도 됩니다(청산협동농장의 전체 인원은 2500여 명이다). 낮은반이 3반, 높은반이 3반으로 되어 있고, 한 반에 30∼40명의 어린이들이 배우고 있지요.”

▶유치원에서는 어떤 교육을 시키고 있나요?
“유치원은 지적 발전이 시작되는 시기의 어린이들에 대한 보육과 교육교양을 동시에 진행하면서 학교교육의 기초를 닦아주는데 중점을 두고 있지요. 어린이들의 심리적 특성에 맞게 학습과 건강에 신경을 써, 정서생활을 위해 체조와 몸 단련도 시키고 말과 글, 노래와 춤도 배워주며, 새참과 점심도 먹이고 낮잠도 재웁니다.”
보육과 학교교육 기초 교양 병행

▶통상 교육시간은 어떻게 됩니까?
“8시에 유치원에 나오면 12시까지 오전 교육을 받은 후 2시간 동안 점심시간이고, 2시부터 6시까지 오후 교육이 이뤄집니다. 오전에는 주로 ‘김정일 원수 어린시절’ ‘셈배우기’‘글자배우기’ 등 교양교육 중심으로 진행하고 있고, 오후에는 무용, 체조, 악기 등 예체능 중심으로 가르치고 있습니다.”

   
▲ 청산리협동농장 교양원이 '글자배우기'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남측 손님이 방문하자 아이들이 호기심어린 표정으로 바라보았다. ⓒ민족21

▶유치원 교육을 맡고 있는 교양원들은 어떻게 양성됩니까?
“일반적으로 교양원이 되려면 평양과 각 도·시에 설치되어 있는 3년제 교원대학 교양원과를 졸업하거나 도·시·군에 설치되어 있는 1년 과정의 교양원양성소를 나와야 합니다.”

협동농장의 유치원은 10일유치원이다. 북의 유치원은 1일유치원과 주유치원, 10일유치원으로 나뉜다. 1일유치원은 동과 리, 기관, 기업소들마다에, 주유치원은 주요 공업지역과 도시에서 교원, 기자 등 출장이 많은 여성들의 자녀들을 대상으로 한다. 10일유치원은 각 협동농장에 만들어져 있다.

북에서는 탁아소와 유치원을 ‘학령(취학) 전 어린이들의 보금자리’라고 부른다. 북의 탁아소와 유치원은 중앙부터 지방까지 일관된 관리운영체계에 따라 모든 보육교양사업이 정규화, 규범화되어 있는 특징을 갖고 있다. 또 “탁아소와 유치원들에서는 대상 어린이들을 빠짐없이 조사등록하고 그들을 입소, 입학시키는데 필요한 보육교양 조건을 갖추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한다.

다만 1990년대 ‘고난의 행군’과 같은 최악의 경제상황은 벗어났지만 아직은 도시와 지방, 기업소와 협동농장의 탁아소와 유치원 사이에 교육환경의 격차가 눈에 띄었다.


   
▲ ⓒ민족21
평양제1중학교 방승선 교장

“9월부터 소학교 3학년부터 영어교육 일제 실시”
청산리협동농장을 떠난 취재진은 오후 3시 50분 보통강구역에 있는 평양제1중학교에 도착했다. 방승선(50) 교장과 김정현 대외협력교원이 취재진을 맞았다. 방 교장은 5년 전인 2003년 이 학교의 교장으로 부임했다. 그는 부임 전 김철주사범대학에서 25년간 수학을 가르쳤고, 지난해에는 수학 박사학위를 취득한 학자 출신의 교장선생님이 되었다.

▶평양제1중학교는 북 중등교육의 최고 수재양성기지로 중학생 1000명, 소학교 700명으로 총 1700명이 재학하고 있고, 지방에서 올라 온 수재 300여 명이 기숙사에서 생활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런 최고 수재학교의 교원이 된다는 것은 대단히 영광스러운 일일 것 같은데, 이곳의 교원은 어떤 과정을 거쳐 배치됩니까?
“평양제1중학교에는 사범대학 졸업생뿐만 아니라 김일성종합대학, 김책공업종합대학, 리과대학을 졸업한 30∼40대의 재능 있는 대학교원들과 우수한 박사원 졸업생들을 교원으로 선발 배치하고 있습니다.”
전국 수재들이 시험 치러 입학

▶남녀 학생의 비율이 85% 대 15% 가량이고, 평양과 지방 학생들의 비율은 대략 70% 대 30%라고 알고 있습니다. 제1중학교의 입학 선발과정에 대해 알고 싶습니다.
“평양제1중학교에 들어오려면 학생들의 기억력, 상상력, 응용력을 판정하는 지능시험과 수학시험을 기본으로 하여 진행되는 예비선발시험을 치러야 합니다. 2000년대 초반에 잠시 예비선발 학생들을 대상으로 다시 본고사를 치르기도 했지만 지금은 없어졌습니다. 전국의 소학교 성적 최우등생이 추천되면 우리 학교 교원들이 나가서 요해(파악)를 먼저 하고 예비시험을 거친다고 보면 됩니다. 늦게 두각을 나타내는 학생들을 위해 중학교 4학년 때 편입할 수 있는 기회도 주어집니다.”

▶평양제1중학교에는 소학반 학생들도 있는데, 이 학생들도 시험을 거쳐 선발된 학생들입니까?
“소학반 학생들은 선발시험을 거쳐 오는것이 아니고 보통강구역에 거주하는 학생들이 들어옵니다. 다른 소학교와 같다고 보면 됩니다. 다만 소학교 내에 성적우수자를 위한 수재반이 설치돼 일반교육과 수재교육을 병행하고 있지요.”

▶최근 북에서는 영어와 컴퓨터 교육이 강화되는 것 같습니다.
“지금은 정보화시대 아닙니까? 당연히 영어와 컴퓨터 교육이 강화되어야 하겠지요. 특히 올해 2학기가 시작되는 9월부터는 영어 및 컴퓨터 조기교육이 전국에서 일제히 실시됩니다.
예전에는 중학교에서 배우던 영어와 컴퓨터 기초부문을 소학교 3학년생부터 시작합니다. 교육시기가 2년 빨라지는 것이죠.”

   
▲ 평양제1중학교 학생들의 영어수업시간 모습. 한 학생이 《민족21》취재진과 영어로 대화를 나누고 있다. ⓒ민족21

▶남쪽에서도 영어 조기교육을 두고 많은 논란이 있습니다. 국어도 채 배우지 않은 상태에서 영어를 배우는 것이 올바른 방향일까요?
“그런 논란이 있어 우리 중학교 소학반에서 5년간 개편안을 시범도입해 실시해 봤습니다. 그 결과 소학교 학생들도 수업을 통해 영어와 컴퓨터의 기초와 이론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으며 습득 속도도 비상히 높아 얼마든지 할 수 있다는 결론을 얻게 됐지요. 의외로 소학교 학생들이 모국어와 외국어를 둘 다 잘 습득하더군요. 컴퓨터 수업에서는 독자적으로 개발한 OS(운영체계)에 기초해 게임, 음악감상, 시간표 만들기 등을 하고, 영어 수업에서는 매번 30개 정도의 어휘와 회화를 익힙니다.”

▶평양제1중학교는 수재반을 어떻게 운영하고 있는지요.
“학생들을 수학·생물·일반수재반 등으로 나눠 공부시키고 있습니다. 과거 여러 명의 학생이 국제수학올림픽에서 우승했고 수많은 졸업생이 조국의 첨단과학기술의 개척자로 큰 몫을 담당하고 있지요.”

▶복도에 학생들의 성적과 석차가 다 공개돼 붙어있던데, 성적 공개에 학생들이 부담스러워 하지는 않습니까?
“공부를 열심히 하는 것은 학생의 본분입니다. 서로 경쟁을 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봅니다. 그러나 학생들 간의 점수차가 크지 않습니다. 1등 한 학생도 조금만 한눈을 팔면 성적이 떨어집니다. 물론 공개된 성적표를 보고 성적이 나쁜 학생들의 부모님들은 무척 속상해 하지요.”

   
▲ 평양제1중학교 생물수재반 학생들이 현미경으로 곤충 샘플을 관찰하고 있다. ⓒ민족21
   
▲ 평양제1중학교 예술소조(동아리) 학생들이 환영공연을 해주었따. 중학교 예술경연에서 우승한 학생이 바이올린 연주를 하고 있다. ⓒ민족21

성적 저하의 원인은 채팅과 게임

▶학생들의 성적이 떨어지는 가장 큰 이유는 무엇입니까?
“시대적 흐름을 반영해서인지 아무래도 컴퓨터 이용과 관련이 많습니다. 컴퓨터망에 접속해서 밤늦도록 채팅을 하는 학생들이 늘고 있어요. 최근에는 게임에 빠져 맹탕 공부를 소홀히 하는 학생이 늘어 걱정입니다. ‘게임중독증’이라고 하면 과도할지 모르지만 성적이 떨어져 가정방문을 해 부모님들과 상의해 보면 컴퓨터 게임 때문인 경우가 많습니다.”

▶공개된 성적을 보니 반의 1등은 대체로 여학생이 차지하고 있던데, 특별한 이유라도 있습니까?
“글쎄요. 종합적으로 보면 남학생들의 성적이 뛰어납니다. 다만 남학생들의 경우 체육이나 과외활동에 적극적인데 비해 여학생들은 학과 공부에만 매달리는 경향이 있어 그 같은 결과가 나타났다고 할 수 있겠죠.”

▶ 평양제1중학교를 졸업하면 김일성종합대학, 김책공업종합대학, 리과대학 등에 주로 진학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대학 진학은 어떻게 이뤄집니까?
“5학년을 마치게 되면 담임교원들이 학생의 성적과 상담을 거쳐 진학할 대학을 결정하게 됩니다. 통상 3지망까지 합니다. 간혹 ‘김일성종합대학이 아니면 진학을 하지 않겠다’고 고집을 피워 1지망부터 3지망까지 김일성종합대학을 쓰는 경우도 있지요(웃음). 학교에서 추천을 받고 예비시험을 통과하게 되면 지망 대학에 가서 본고사를 치릅니다.”

▶지망한 대학의 본고사에서 떨어지면 어떻게 됩니까?
“우리 학교 학생 중에는 거의 없지만, 그런 경우 군이나 사회로 나가죠.”

▶재수를 하는 경우는 없나요?
“극히 드물지만 없지는 않습니다. 그런 경우 학교가 도움을 주는 것은 없고 개인적으로 집에서 공부를 해야죠.”

북의 중학생들은 통상 오전에 5과목을 배우고 점심식사 후 3시부터 과외활동을 한다. 북은 컴퓨터 교육을 위해 모든 학교에 컴퓨터실을 만들고 학생 1명에 컴퓨터 1대가 돌아가도록 하되 당장 9월까지는 3명에 1대 비율로 설비를 보급할 계획이다. 모든 소학교 교사들도 영어와 컴퓨터 조기교육을 위해 각 지역 교수강습소에서 ‘자질향상 강습, 교수강습’을 끝냈다고 한다.



   
▲ ⓒ민족21
김책공업종합대학 김성일 도서관장

“남북 도서관 교류 서로에도 도움 될 것”
다음날인 6월 26일 오후 평양 중구역에 자리잡고 있는 김책공업종합대학을 찾았다. 김책공대는 1948년 9월 김일성종합대학 공학부에서 분리돼 평양공업대학으로 출발했고, 1950년대 초 사망한 항일빨치산 출신 김책의 이름을 따 김책공대로 개칭했다.

정보과학기술대학, 기계과학기술대학의 2개 단과대학을 비롯해 지질탐사학부, 광업공학부, 금속공학부, 물리공학부, 선박공업부 등 10여 개 학부가 설치돼 있고, 체육학과와 스포츠학과도 있다. 현재 학생 수는 1만 3000명, 교원 수는 2000명 정도로, 김일성대학보다 학생수가 조금 많다.

대동강가에 있는 정문으로 들어가 200미터 정도 걸어가자 오른쪽으로 현대적 건물로 지어진 전자도서관이 모습을 드러냈다. 도서관 건물 앞면에는 책 문양이 새겨져 있고, 그 밑에 ‘2001.9.19’이란 날짜가 적혀 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김책공대를 방문해 전자도서관 건설을 제기한 날을 의미한다. 이 도서관은 연건평 1만 6000㎡, 부지면적 4000㎡로, 20여 개의 열람실과 원격강의실, 1기가비트(Gbps)의 전송속도 등을 자랑하는 북 최대의 디지털 도서관이다.

도서관 건물 입구에서 김성일(53) 관장이 취재진을 반갑게 맞이했다. 이미 《민족21》 취재진과는 여러 차례 만난 사이라 자연스럽게 인사를 주고받았다.

“우리 도서관에 여러 차례 오셔서 잘 알텐데 또 오셨습니다”라는 말에 “이번에는 도서관이 아니라 관장님을 취재하려 왔습니다”라고 대답하며 활짝 웃었다. 김 관장은 “올해로 김책공대가 창립된 지 60돌을 맞이하는데 아주 뜻깊은 해에 오셨습니다”라며 도서관 안으로 안내했다.
장서와 이용자 수 크게 늘어

도서관 건물 1층 중앙에는 김일성 주석이 김책공대 교수들과 함께 대화를 나누고 있는 대형 모자이크화가 붙어 있다. 2006년 전자도서관이 처음 문을 열었을 때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도서관을 방문했을 때의 모습을 담은 모자이크화가 붙어 있었는데 교체됐다.

“우리 도서관은 2년 간 미국, 러시아 등 여러 나라의 도서관을 둘러본 경험을 토대로 설계와 건설 준비를 끝내고, 1년 6개월만에 공사를 마치고 2006년 1월에 준공됐습니다. 지하 1층, 지상 5층으로 건설된 도서관에는 12개의 전자열람실과 11개의 도서열람실, 4개의 도서열람홀을 비롯해 한 번에 2000여 명의 이용자를 수용할 수 있는 백 수십 개의 방이 있지요.”

1층에는 목록검색실, 식당, ‘학술교류토론실’(세미나실) 등이 갖춰져 있다. 독자카드로부터 시작해 목록검색, 열람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이 컴퓨터시스템으로 이뤄져 있다.

▶전자도서관 이용자들이 많이 늘었습니까?
“꾸준히 늘고 있습니다. 하루에 5000명 정도가 이용합니다.”

▶2006년 1월 처음 개관했을 때와 비교해 어떤 변화가 있었습니까?
“무엇보다도 자료가 크게 늘었죠. 과학영화, CD 등의 자료가 많이 들어왔고, 도서도 3만 권 정도 더 들어왔습니다. 특히 과학 관련 동영상 자료를 편집해 제공하는 서비스가 강화됐지요.”

▶앞으로의 과제가 있다면?
“도서관인 만큼 자료실과 열람실의 규모를 확장하고, 최신 과학기술 서적을 더욱 늘려야 겠죠. 기술적으로 보면 서버의 용량을 더 확장해야 하고, 대학에서 서비스하는 동영상 강의를 가정에서도 보게 하려면 통신망의 속도가 중요한데 이것을 국가적 차원에서 해결해야 합니다.”

▶관장님은 어느 대학을 나오셨습니까?
“김책공대 계산기학과 73학번입니다. 계산기학과란 지금으로 치면 컴퓨터학과라고 할 수 있죠. 중학교 때부터 수학과 물리를 좋아했어요. 대학 졸업 후 이 대학의 교원으로 부임해 정보과학기술대학 부학장으로 있다가 관장으로 사업하게 됐습니다.” 

▶전자도서관을 건립하면서 다른 나라의 도서관도 둘러보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어떤 나라, 어느 대학을 방문하셨는지요?
“도서관을 설계하면서 독일, 중국, 러시아 등의 유명한 도서관 등을 둘러봤습니다. 2002년 미국의 대학도서관 관계자들이 왔을 때 이들과 실무적인 토론을 많이 했습니다. 미국 시라큐스대학 대표단이 3번 정도 왔었고, 공화국에서도 6번 정도 시라큐스대학을 방문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아이는 몇을 두셨습니까?
“딸 하나입니다. 평양컴퓨터기술대학(2년제)을 졸업했지요.”

▶하루 일과를 어떻게 보내십니까?
“그때그때 다르죠. 8시에 첫 강의가 시작되니까 보통은 7시 40분쯤 출근해서 5시쯤 퇴근합니다. 우리 대학 강의는 8시에 시작해 90분씩 진행됩니다. 교원(교수)들은 한 학기에 60시간 정도 강의합니다. 기초과학, 정보부문은 요구가 많아 강의시간이 훨씬 많지요. 퇴근해서는 독서를 하거나 음악을 즐겨 듣습니다.”

▶정년은 언제입니까?
“대체로 65세 정도에 은퇴하죠. 건강하고 능력이 있으면 교육부문에서는 80세까지도 일을 합니다. 관장직을 그만두면 다시 강의에 전념해야죠.”

▶관장님이 대학을 다니실 때와 요즘 대학생을 비교하면 어떤 점이 눈에 띄게 다릅니까?
“요즘 대학생들은 외국어와 컴퓨터를 기본적으로 배우고 대학에 옵니다. 우리 때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수준이 높습니다.”

   
▲ 김책공업종합대학생들이 전자도서관의 전자렬람실에서 동영상자료를 검색해 보고 있다. ⓒ민족21

대학원 과정 외국어 강의 늘려

▶김책공대에서는 대학원 강의를 영어로 하고, 박사논문도 영어로 제출한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아직은 그 단계까지 도달하지 못했습니다. 다만 박사반 논문은 심사할 때 대체로 자신이 선택한 제1외국어로 변론을 해야 합니다. 앞으로 외국어 강의가 확대되는 것이 추세라고 봅니다. 최근에 캐나다에서 원어민이 와서 교원을 대상으로 영어 강습도 진행하고 있지요.”

▶학생들의 컴퓨터 이용이 늘면서 바이러스나 게임 등이 문제가 되지는 않습니까?
“외국에서 프로그램이 들어올 때 바이러스가 묻어 들어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항상 ‘비루스왁찐’을 최신판으로 업데이트하고 있죠. 학생들이 하는 게임의 종류나 즐기는 학생이 크게 늘었죠. 다만 과도한 폭력게임이나 군사무기게임 등은 제한하고 있습니다.”

▶전자도서관이 개관된 후 많은 방문객이 다녀갔는데, 어떤 분이 가장 인상이 남습니까?
“김윤규 사장 부부가 오셨다 가셨는데, 말씀도 재미있게 하시고 기계·나노분야의 신간도 다수 기증해 주셔서 기억에 남습니다.”

▶6·15공동선언 이후 남북간 교류가 활발해졌습니다. 남쪽의 국립중앙도서관이나 대학 도서관과 교류를 하실 생각은 없으신지요?
“역시 남북관계가 원만하게 잘 진행되어야 교류가 가능하겠죠. 지난해 남북수뇌회담에서 합의한 ‘10·4선언’의 이행이 중요합니다. 남북 도서관 사이의 교류는 호상간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자료정리의 표준화문제, 학술적 토론회 등이 가능하다고 봅니다.”

김 관장은 “현대화의 의미는 정보화가 기본이고, 여기에 정보 수집, 정리, 봉사의 질과 깊이를 높이는 것이고, 앞으로 기본 과제는 도서관을 더 현대화하고 동영상 콘텐츠를 더 심화시켜야 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탁아소부터 대학까지 둘러보는 이번 취재과정을 통해 북의 교육이 크게 3가지 측면에서 변화하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첫째, 교육시설과 설비의 현대화 사업이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다. 둘째 실력 있는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조기교육과 수재교육이 강조되고 있다. 심지어 대학원에도 ‘특별반’형태의 수재반을 운영하고 있었다.
셋째는 정보화시대에 맞게 영어와 컴퓨터 교육이 눈에 띄게 강화되고 있다.

다만 현대화가 진행되지 못한 교육시설과 대학, 평양과 지방 교육기관 사이의 교육 격차를 해소하는 것이 북 교육당국의 숙제로 남아 있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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