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월 14일 우리겨레하나되기 전북지부에서 ‘청소년과 통일’을 주제로 청소년 좌담회가 진행됐다. 청소년평화통일기자단 1기 김도영 기자와 권태준 기자의 사회로 진행된 이번 토론회에서는 청소년 기자단이 아닌 일반 청소년들의 토론이 오갔다. 그 열띤 현장의 분위기를 전한다.

사회자 참석해주신 패널들과 방청객들께 감사드립니다. 이번 좌담회는 청소년평화통일기자단보다는 일반 학생들의 생각을 알고 싶어서 기자단이 아닌 분들을 패널로 모셨습니다. 먼저 여러분들은 통일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박봉윤 네, 저는 남북의 경제발전을 위해서 통일이 꼭 필요하다고 보는데요, 남한은 지금 세계에서도 손꼽히는 경제발전을 이루었는데 같은 민족인 북한의 어려움을 이대로 방치한다면 언젠가는 우리의 부담이 될 것입니다. 빨리 통일을 해서 남한의 자본, 기술과 북한의 자원, 노동력의 결합으로 남북이 같이 경제발전을 이루어야 한다고 봅니다.

▲ 좌담회를 진행하고 있는 김도영(오른쪽), 권태중 기자.

통일이 되면 남북경제는 발전할까, 오히려 악화될까

김기환 아직 우리나라는 미국이라는 강대국의 입김이 강하게 작용합니다. 이 문제를 해결하지 않는다면 자주적인 통일을 하기 어렵다고 봅니다.  

김하영 솔직히 딱히 생각해 본 적이 없어요. 그러나 남북의 체제나 이념이 너무 상반되기  때문에 통일이 어려울 듯 하고 하더라도 큰 이점은 없을 것 같은데요.

사회자 자신의 생각을 말씀해 주셨는데 여러분들 주위의 의견은 어떤가요?

정연주 별로 관심이 없죠. 있다고 해도 부정적인 생각들뿐이에요. 주로 부모님들이 그러신데, 반공교육이라든지 통일에 대해 부정적 교육을 받아서 그런것 같아요.

전벼리 경제적인 문제 때문에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아요. 통일되면 돈이 많이 들어갈 거라고 생각하죠.

사회자 많은 분들이 경제적 효과나 평화정착 등 통일에 대해 잘 모르기 때문에 부정적인 고정관념을 갖고 있다고도 보이는데요, 그만큼 통일교육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이제부터는 여러분이 받아본 통일교육에 대해 그 느낌이나 방향을 말씀해 주시죠.

최승제 아직 통일교육이 미흡하죠. 학교나 사회단체에서 통일교육 프로그램을 더 많이 운영해서 학생들의 참여를 유도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의빈 초등학교 때는 통일교육을 여러 번 받았던 것 같은데 중고등학교로 오면서 통일교육을 받아본 적이 거의 없습니다. 그래서 주로 개인적으로 인터넷을 통해서 단편적인 정보를 접하게 될 뿐입니다.

박윤진 저희 학교는 수업이 있는 토요일마다 전교생이 강당에 모여서 통일교육을 받는데 앞에서 일방적으로 강의하고 우리는 듣기만 하니까 재미도 없고 조는 애들도 많아요.

사회자 네, 역시 통일교육 시간도 충분하지 않고 그 방법도 흥미롭게 이뤄지진 못하는군요. 이렇다 보니 통일에 대해 청소년들의 무관심도 큽니다. 왜 이렇게 우리가 통일에 관해 관심을 갖지 않게 됐을까요?
이의빈 관심을 갖기에는 우리가 너무 바쁜 것 같아요.

박봉윤 맞아요. 또 학생들은 공부 때문에 스트레스를 많이 받아요. 이런 상황에서 연예계 소식은 가볍고 스트레스를 풀만한 주제이지만 통일 같은 주제는 좀 무거워서 스트레스를 풀만한 주제가 못되는 것 같아요.

김기환 단순하게 생각해 보면 시험에 나오지 않으니까 그런 거 같아요. 만약 통일 분야가 수능에 많이 나온다면 자연스럽게 공부도 하고 한번이라도 관심을 갖게 되겠죠.

이의빈 언어 영역 비문학 독해에 통일문제를 집중 출제해도 좋을 것 같은데요? (웃음)

사회자 좋은 방법이네요. 예를 들면 수능 한국지리 문제에 “삼팔선이 어딘지 정확하게 그려봐라” 뭐, 이렇게 출제하면 어떨까요? (웃음)

▲ 이날 토론회에는 일반 청소년들이 모여 통일에 대한 열띤 토론을 벌였다.

청소년들의 자율적 참여 가능한 통일동아리나 행사 필요

사회자 학생들이 학업에 쫓겨 통일 문제에 대해 생각할 수 있는 조건 자체가 안 돼  있고 그나마 접할 때에도 너무 일방적으로 주입하기 때문에 효과가 없다고 하는 건데 이걸 해결하는 방법은 없을까요?
이의빈 지금 토론회를 주최하고 있는 청소년통일기자단처럼 학생들이 자율적으로 운영하는 동아리 활동을 하는 것이 좋을 것 같아요. 이렇게 청소년들이 직접 참여하는 좌담회도 좋고요.

김주연 도덕책에서도 통일문제가 나오긴 하지만 너무 막연하고 재미가 없어요. 그러니까 교과서의 내용을 더 자세히, 더 재미있게 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김기환 예전에 중국의 동북공정 이야기가 나올 때 TV에서 〈주몽〉을 했잖아요? 저도 그때 고구려 역사에 관심도 갖고 한번이라도 더 자료를 찾아보게 되었거든요. 그래서 드라마도 때를 잘 맞추어 잘 만들면 좋을 것 같아요.

박봉윤 우리가 바쁘지만 신문이나 미디어를 통해 남북관계에 대해 알아보는 것도 중요하고요, 사회단체에서 하는 북한동포돕기에 참여하는 것도 좋을 것이라고 생각해요.

사회자 화해국면으로 가는 것 같다가도 서해교전이 다시 발발하는 등 남북관계가 참 오락가락하는 것 같습니다. 이런 건 청소년들이 어떻게 할 수 없지만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지는 것 자체가 우리가 어른이 되었을 때 통일을 위해 큰 역할을 할 수 있는 준비라고 생각합니다. 참여해 주신 여러분, 대단히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