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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 더취페이(Dutch pay)는 콩글리쉬
  글쓴이 :      날짜 : 10-04-20 10:02     조회 : 4438    

미국 도착 후 2주 정도 가게에서 일하다 9월이 되어 뉴욕시립대학에 입학했습니다.

가게는 주말에만 나가기로 하고요. 학교는 형 집에서 지하철로 1시간 쯤 걸렸는데, 손바닥 만한 까만 모자를 머리에 얹은 유대인 학생들이 눈에 많이 띄더군요.

정치학 전공 두 과목과 영어 한 과목을 신청했지만 따라가기가 매우 벅찼습니다. 앞에서 고백했듯, 가게에서 '밀러 (Miller)'와 '밀크 (milk)' 발음조차 구별하지 못해 쩔쩔매면서 빈정거림을 받았던 영어 실력이어서 말이죠.

고등학교 다닐 때부터 영어웅변을 하고 대학 4학년 때 유학을 준비하면서는 영어사전을 통째로 외어봐야겠다는 욕심까지 부릴 정도로 영어공부는 웬만큼 했다고 자부한 터여서, 교수의 말을 절반도 알아듣지 못하는 데서 생기는 좌절감과 자괴감이 더욱 컸습니다.

일주일도 지나지 않아 공부를 계속할 수 있을까 하는 두려움도 생기더군요.

읽기와 쓰기 그리고 말하기엔 큰 문제가 없는데 듣는 데만 심각한 문제가 있어서 미국인 친구를 빨리 사귀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조금 엉큼한 생각까지 곁들여 국제정치학 과목을 같이 듣는 한 백인 여학생에게 접근해봤는데 친절하게 응해 주더군요. 나이지리아에서 온 흑인 남학생은 저에게 큰 호감을 표하면서 다가왔고요. 그래서 셋이 도서관에서 만나 숙제도 같이 하며 자연스럽게 친구가 되었습니다.

어느 날 수업 후 백인 여학생이 나이지리아 친구와 저에게 자신의 집에서 저녁을 함께 하지 않겠느냐고 하더군요. 주저 없이 응했지요. 셋이 학교 앞에서 버스에 올랐는데, 백인 여학생이 자기 버스비만 내는 것이었습니다. 나이지리아 친구 역시 자기 버스비만 내고요. 당황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내 버스비를 내면서 씁쓸한 기분을 떨치기가 어려웠습니다. 한국에서 이른바 '더취 페이 (Dutch pay)'라는 말을 많이 들었기 때문에 친구들끼리 식당에 가도 돈을 각각 내야 한다는 것은 유념하고 있었습니다만, 자기 집에 초대하면서까지 버스비를 각자 내도록 하는 것은 너무 심하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아무튼 몇 푼 되지 않은 버스비였지만 좀 찜찜한 기분을 달래는 데는 시간이 꽤 걸렸습니다.

그런데 'Dutch pay'라는 말이 영어사전엔 없다는 것을 그 무렵에야 알았습니다. 이른바 '콩글리쉬'였지요. 영어라고 생각했던 외국어/외래어 가운데 영어사전에 나오지 않는 말이 너무 많다는 것도 알게 되었고요.

참고로, 요즘 많은 사람들이 너무 흔하게 쓰고 있는 '핸드폰 (handphone)'이나 '스킨쉽 (skinship)' 또는 자동차 '백미러 (back millror)'나 커피 '프림 (frim)' 등도 물론 영어가 아니라는 사실은 다 아시리라 생각합니다.

* 이 글은 [이재봉의 평화세상] (blog.daum.net/pbpm21)에도 연재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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