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4년 여름 드디어 논문을 끝내고 정치학박사가 되었습니다. 우리 나이로 꼭 40에 학생으로서의 공부를 마치게 되었지요. 도중에 중단이 있었지만 미국에 건너간 지 11년 만이었습니다.
앞에서 이미 얘기했지만 텍사스에서는 장사를 핑계로 억지로 공부하며 거의 5년에 걸쳐 최저 학점으로 겨우 석사를 받은 반면, 하와이에서는 돈방석에 앉아 신나게 공부하며 딱 3년 만에 최고 학점으로 박사를 받았습니다. 박사과정에서는 열심히 그리고 재미있게 공부하면서 한국인 유학생회장도 했으니 여러모로 보람찬 나날의 연속이었지요.
미국에서 10여년 유학하는 동안 아버님과 어머님을 잃었습니다. 부모님 살아생전에 공부를 마치지 못한 게 가장 큰 아쉬움으로 남아있지요. 다른 한편으로 아내와 두 아들을 얻었습니다. 안경과 흰머리도 얻었고요. 그리고 졸업장 2개를 지니고 1994년 8월 서울로 돌아왔습니다. 20대 말에 서울을 떠나 30대를 타국에서 보내고 불혹 (不惑)의 문턱에 귀국한 것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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