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공부방 평화감수성 수업을 다녀와서....

새벽공부방은 4월 5일~7월 19일까지 매주 목요일마다 15회에 걸쳐 진행된 평화교육이었다. 중학교 6학년부터 중3까지의 학생들이 참여했고 8명의 인원이 매주 꾸준하고 성실하게 참여서 안정적으로 진행되었다. 15회에 걸쳐 의사소통, 자기존중, 갈등이해, 갈등해결, 다양성 이해, 상호협력등의 주제로 활동을 하였다.

이 수업이 진행되면서 함께 나누고픈 이야기가 두 가지 있다. 하나는 참가하는 친구들 간의 연결이 생긴 것과 또 하나는 불평을 계속 하던 아이의 변화이다. 먼저 이번 수업 처음엔 다른 중학교처럼 여학생과 남학생간의 구별이 있었다. 서로 이야기를 하거나 소통하는 것을 힘들어했다. 게다가 초등학생과 중학생 간에도 서로 이야기를 잘 안했다. 그러나 계속되는 소그룹 활동과 놀이에서 서로 몸을 부딪히고 의견을 나누며 조금씩 연결되는 것을 느꼈으며, 마지막 시간이 되어서는 초등학생 친구가 중학교 형, 언니들을 잘 따르고 남녀간에도 자연스럽게 섞여서 노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수업시간은 상호 협력과 소통이 자연스러운 안전한 공간이 되었으며 함께 웃고 즐기게 되었다. 물론 과정 중에 서로의 갈등을 드러내는 과정이 있었다. 그러나 대화를 통해 서로의 입장을 들어보는 시간을 가지면서 갈등이 나쁜 것이 아니라 자연스러운 과정이라는 생각을 나눴고 갈등을 통해 더 가까워지는 계기가 되었다.

두 번째는 한 친구의 변화였다. 그 친구는 첫 회부터 계속 짜증을 냈다. 활동을 시작하고 즐거운 활동을 하게 되면 이내 곧 즐거워했지만 또 다시 짜증과 불평을 쏟아냈고 전체적인 분위기기 영향을 미쳤다. 다른 아이들도 그 친구의 불평 때문에 평소에도 힘들어했다고 한다. 그런데 한번은 그 친구가 여전히 짜증을 내며 ‘선생님, 나 이거 안할래요’라고 말해서 ‘그래? 하기 싫으면 안해도 돼, 빠져있어.. 너가 좋은대로 선택해’라고 이야기해주었을 때 그 친구는 당황한 듯한 모습이었다. 일상에서 자신의 자발적이고 자율적인 선택권이 없다고 생각하는 친구였던 것 같다. 그러나 바로 참여하겠다고 의사를 보이며 참여했고 이후로는 불평과 불만보다는 내가 뭘 하고 싶은지를 중심으로 이야기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리고 자신의 입으로도 “선생님! 저 오늘 불평 한번도 안했어요.”라며 스스로 자부심을 느끼는 모습을 보게 되었다.

이번 공부방 평화감수성 수업을 거치며 개인적인 감사는 늦거나 피곤해도 꼭 평화감수성 수업에 성실하게 참여한 친구들에 대한 감사를 보내고 싶다. 진행하면서 굉장히 큰 힘을 얻었고 매번 나에게 자극을 주었다. 그 친구들에게 15번의 만남이 일생의 커다란 전환점이라고는 생각지 않는다. 다만 그동안의 만남에서 뿌려진 씨앗이 언젠가 살아가면서 뿌리를 내리고 싹을 틔울 때 삶을 마주할 용기를 가지게 될 거라는 기대를 가진다. 마음이 흐뭇해진다.

-진행자 이은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