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해를 맞아 평양시민들이 평양제1백화점을 찾아 물건들을 살펴보고 있다. ⓒ조선신보

올해 신년공동사설을 통해 ‘인민생활 향상에 결정적인 전환’을 가져올 것이라 선언한 북이 경공업과 농업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아울러 지난해 전격적으로 취해진 화폐개혁 조치의 성과가 나타나고 있음을 밝혀 주목된다.

《조선신보》는 지난 1월 3일자 기사에서 신년을 맞아 평양 시내 백화점에 물건을 구입하려는 손님이 붐비고 있다고 전했다. 신문은 “새해를 맞으며 평양시민의 발길은 백화점을 향하고 있다”며 “백화점에서는 식료품, 일용품, 의류, 가구, 전기제품 등 국내에서 생산된 제품들이 새 가격으로 판매되고 있다”고 소개했다.

평양의 주요 백화점들이 모두 아침에 문을 열자마자 손님들로 만원을 이뤘다고 밝힌 신문은 서평양백화점 지배인의 인터뷰를 통해 “올해는 상품들이 여느 해보다 많이 들어왔고 화폐교환도 있었기에 손님 수가 대폭 늘었다”며 “가격이 조정돼 인민들이 상품을 구하기 쉬운 것 같고 새 화폐조치가 은(성과)을 내고 있다”고 전하고 있다. 백화점에서 특히 많이 판매되고 있는 것은 식료품과 가정주부들이 사용하는 일용품, 부엌용품 등으로 알려졌다.

한편 평양방송은 “수도 평양의 상업 급양망들이 새해 첫 봉사의 문을 열었다”며 “평양 제1백화점으로는 사람들의 물결이 그칠 새 없었다”고 전했다. 방송은 이어 “옥류관, 청류관을 비롯한 급양망에서도 근로자들의 웃음이 넘쳐났다”며 “수도의 상업 급양망들을 이용하는 근로자들은 인민생활 향상을 위한 투쟁에 모든 힘을 총동원할데 대한 새해 공동사설에 제시된 과업을 위한 투쟁을 힘차게 벌여나갈 열의로 가슴을 불태웠다”고 덧붙였다.

이런 가운데 북 당국은 지난해 11월 말 화폐개혁을 단행한 이후 새해 들어 북 최대 규모의 평양1백화점에서 판매되는 상품 가격을 구체적으로 고시해 구권과 신권의 교환비율인 100대 1을 그대로 적용한 것이 아니라 거래가격을 현실화했음을 나타냈다. 《조선신보》는 〈1백화점 가격조정 새 화폐로 장보기〉라는 기사를 통해 북에서 생산한 텔레비전 1대의 가격은 신권 1만~3만원, 담요 1500~3000원, 평양소주 60원, 강서약수 20원, 과자 1봉지 10~35원, 인삼크림 35원, 가슴띠(브래지어) 80~140원, 학습장 5~15원, 사발 50~60원 등이라고 전했다. 신문은 현재 1500~3000원인 담요의 경우 화폐개혁 이전에는 5000~7000원에 거래가 됐다고 밝히기도 했다. 한편 신문은 “대중소비품의 가격이 많이 내려가고 호화상품은 가격이 유지되거나 올라갔다고 한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북 중앙은행의 조성현 책임부원은 지난해 《조선신보》와의 인터뷰를 통해 “항후 상품 가격은 나라가 가격조정 조치를 취한 2002년 7월(7·1 경제관리 개선조치)의 수준이 될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한편 중국 언론들은 북이 화폐개혁 이후 예상됐던 큰 내부혼란 없이 정상적으로 경제가 운영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중국 《인민일보》 자매지인 《환구시보》는 북 인민들이 월급액수는 과거와 비슷하고 물가도 조금 올랐지만 화폐가치가 100배 커지는 바람에 실질적인 소득이 올라 화폐개혁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이 많았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