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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북 “미, 식량지원 즉시 시작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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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짜 : 12-03-14 15:53 조회 : 1102

ㆍ미, 이번주 중 계획 발표… 내달 중순께부터 예상

미국이 이르면 이번주 중 인도적 대북 식량지원 계획을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뉴욕에서 남북 비핵화회담이 성사되지 못했지만, 북·미는 비핵화 사전조치와 식량지원을 주고받는 2·29 합의 이행에 속도를 내고 있다.

미 국무부는 로버트 킹 대북인권특사와 존 브라우스 국제개발청부국장이 오는 15일 이탈리아 로마에서 세계식량기구(WFP) 관계자들과 만나 2·29 합의에 따른 대북 영양지원 프로그램의 행정적 세부사항을 설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WFP는 이번 대북지원의 절반가량을 집행할 국제기구이다. 나머지 절반은 머시코·사마리탄스퍼스 등 미국의 5개 식량구호 비정부기구들이 맡게 된다.

외교소식통은 11일 “킹 특사의 WFP 방문을 전후해 미국 정부가 대북 식량지원 계획을 발표할 것”이라며 “지원 내용은 매월 2만t씩 12개월 동안 영양강화식품으로 이뤄진 지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북·미는 지난 7~8일 중국 베이징에서 분배 감시 등 식량지원 집행 절차와 관계된 협의를 마무리했다. 북한 측은 미국 측 요구에 따라 한국어 구사가 가능한 감시요원 수에 제한을 두지 않기로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킹 특사와 협의를 가졌던 안명훈 북 외무성 미국국 부국장은 10일 베이징을 떠나며 미국이 식량지원을 즉시 시작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는 “(회담이) 진지하고 건설적이었다. 모든 실무적 문제들에 합의했다”고 말했다.

다만 식량지원 시점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이는 북한과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이에 영변 우라늄농축시설 가동 중단 및 5㎿ 원자로 불능화를 확인하기 위한 사찰단 수용 문제를 협의하는 절차와 관계된다. 미국이 지원 계획을 발표하면 북·미가 2·29 합의에서 밝힌 동시행동 원칙에 따라 북한과 IAEA 간 협의가 본격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 고위당국자는 9일 워싱턴 한·미 외교장관회담 직후 “미국의 첫 지원분이 북한에 도착하는 시점은 물리적으로 4월15일(태양절) 이전이 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모든 것이 순조로울 경우 사찰단이 북한에 들어가는 시점은 4월 초·중순으로 예상된다. 그 이후 미국의 첫 지원분이 도착하게 되고, 이어 북한은 영변 우라늄농축시설 가동을 중단하는 조치를 취하는 순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 소식통은 “북한이 비핵화 사전조치를 이행하기만 하면 상반기 중 6자회담 재개도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