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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00만년 전 화산작용에 의해 용암이 흘러나와 형성된 백두산 정상부근은 화산토로 덮여 있고, 간간이 야생화만 보인다. ⓒ민족21 정창현 |
겨레의 정신적 지주
끝없이 펼쳐진 이깔나무, 가문비나무, 분비나무의 물결이었다. 태고의 원시림 속에 소백산, 포태산을 품은 백두고원은 짙은 초록의 푸르름을 간직하고 있었다.
백두산은 백두대간의 정점. 중국 동북지방의 길림성이 접하는 국경에 우뚝 솟은 우리나라 최고봉(2,750m)으로 북위 42°7', 동경 128°5'의 지점에 위치한다. 총면적이 8000㎢에 달해 전라북도 면적과 거의 비슷하고. 대연지봉, 간백산, 소백산, 북포태산, 남포태산, 백사봉 등 2000m가 넘는 연봉을 끼고 한반도와 멀리 북만주지방까지 굽어본다.
짙게 낀 안개를 뚫고 백두산의 최고봉인 장군봉(2750m)에 올랐다. 4시간을 기다렸지만 천지는 수줍은 듯 자태를 감춘 채 끝내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시시각각으로 햇볕과 비가 교차했다. 연중 맑은 날이 40일밖에 없다는 변화무쌍한 백두산의 날씨를 원망해본들 무슨 소용이랴! 바람에 흔들리는 이름 모를 야생화가 아쉬움을 달래준다. 건국 신화가 깃들어 있는 조종(祖宗)의 산, 고대부터 현대까지 겨레의 정신적 지주로 우리를 이끌어온 백두영산(白頭靈山)이 가슴 속에 들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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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감자밭이 광활하게 조성돼 있는 백두농장. ⓒ민족21 정창현 |
바위투성이 땅이 감자밭으로
삼지연읍에서 1937년 6월 보천보전투로 유명한 량강도 보천보읍으로 가다보니 좌우로 감자밭이 펼쳐진다. 울창한 잡목과 바위투성이였던 백두고원의 포태지역은 2004년 토지정리가 완료되면서 1600여 정보(1정보=3000평)의 경작지로 변모했다. 화전민들의 유물로 남아있던 ‘뙈기밭’(곳곳에 개간된 소규모의 밭)들이 없어지고 대단위 감자단지가 조성된 것이다.
2000년대에 들어와 백두산지구 개건현대화사업에 따라 삼지연읍뿐만 아니라 포태구, 리명수구 등 대부분의 마을들이 개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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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삼지연군 리명수구의 살림집들은 주택개량사업을 통해 산뜻하게 신축돼 있었다. ⓒ민족21 정창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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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7월 2일 비가 그친 후 베개봉호텔 앞 하늘에는 쌍무지개가 떴다. ⓒ민족21 정창현 |
오전 일을 마치고 집으로 가는 농민들, 수업을 마치고 나오는 아이들의 표정이 밝다. 항일유적지마다 일제시기 여성빨치산 복장을 한 해설강사들이 나와 미소로 맞는다.
백두고원의 어디를 가나 멀리 백두산의 봉우리들이 자태를 뽐낸다. 1953년 만주와 백두산지역을 답사한 한 소설가가 ‘백두산은 어데서나 보인다’고 한 표현을 실감한다. 백두산은 두만강과 압록강의 시원이자, 원래 하나였듯이 다시 하나되어야 할 통일의 조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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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삼지연군 포태구에서 만난 학생들은 표정이 밝았다. ⓒ민족21 정창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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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백두산 지킴이 여성 해설강사들은 이곳에서 생활하면서 백두산을 찾는 사람들에게 친근한 설명을 해준다. 보천보 사적지의 해설강사들. ⓒ민족21 정창현 | | 
